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도서관, 대구·부산·광주 시립도서관의 대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김호연, 정세랑, 프레드릭 배크만, 김이나, 이서윤 다섯 명의 작가가 지역과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읽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1위.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로 국민적 신뢰 얻다
김호연 작가는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를 통해 국민적인 신뢰를 얻으며 대출 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에 걸쳐 고루 분포된 대출 비율을 보입니다. 따뜻한 시선과 일상 중심의 서사, 그리고 '회복의 문학'이라는 특징을 가지며, 팬데믹 이후 무너진 관계와 단절된 감정의 회복을 다루며 많은 독자에게 위로를 건넸습니다.
특히 2025년 3권이 출간되면서 1, 2권의 대출률이 동반 상승했으며, 도서관 대출 대기자는 평균 12명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장년층과 고등학생 독서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선택되는 드문 문학작품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2위. 정세랑: 정교한 감성과 여성 서사의 중심
정세랑 작가는 **『시선으로부터,』**와 『우리의 정원은 아직 겨울입니다』 등을 대표작으로 하며 대출 순위 2위에 올랐습니다. 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높은 대출률을 보이며, 특히 여성 독자 비율이 70%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관계의 미세한 균열을 감각적으로 묘사하고, '서사와 감정 사이의 긴장'을 아름답게 구축하는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여성 중심 서사에서 복합적인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2025년 신작 『우리의 정원은 아직 겨울입니다』는 '고립된 시대에 연결에 대해 말하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3위. 프레드릭 배크만: 북유럽에서 온 공감의 이야기꾼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오베라는 남자』**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등의 대표작으로 외국 작가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대출 순위 3위에 올랐습니다. 주요 독자는 40대 이상이며, 중소도시 공공도서관 이용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그의 문장은 부드러운 유머, 고요한 분노, 일상의 애틋함을 동반하며 독자의 감정을 조용히 흔듭니다.
『오베라는 남자』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 도서관에서도 꾸준히 대출되며, '고독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으로 자주 소개됩니다. 노년 독자의 도서관 대출에서 유일하게 외국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독자들은 그의 책을 통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꾸준히 그의 작품을 찾고 있습니다.
4위. 김이나: 말하지 못한 감정을 문장으로 전하는 에세이스트
작사가 출신의 김이나 작가는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로』**를 통해 대출 순위 4위에 올랐습니다. 주로 20~40대 여성 독자를 중심으로 SNS 기반 북큐레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녀는 감정이라는 불명확한 감각을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짧지만 명확한 정리와 감정의 언어화를 특징으로 합니다.
『보통의 언어들로』는 3년 연속 도서관 에세이 분야 1위 대출 도서이자, 도서관 내 필사노트 대상 도서로도 자주 활용됩니다. "이 책은 감정의 사전이다"라는 독자 평처럼, 현대인의 말하지 못한 불안과 기대, 서운함 등을 평범한 문장으로 풀어내는 힘이 큽니다. 도서관 측에서도 그녀의 책은 정서 회복, 우울감 케어 큐레이션 코너에 자주 포함되며, 관계 회복을 원하는 독자들의 선택 1순위 작가입니다.
5위. 이서윤: 실용 독서의 대표주자
이서윤 작가는 **『나는 매일 경제 공부를 합니다』**를 대표작으로 하며 실용서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보이며 대출 순위 5위를 차지했습니다. 30~50대 독자 대출률이 압도적이며, 자기 계발, 재테크, 루틴 관리 분야에서 강세를 보입니다.
그의 책은 단순한 재테크 조언서가 아닌, 매일 10분씩 실천 가능한 경제 습관을 제시하며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실천형 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기도, 충청도, 전북 등 중소도시 중심 도서관에서 높은 대출 비중을 보이며, 지방 평생학습센터나 북클럽에서도 필수 추천 도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읽고 행동하게 만드는 작가'라는 점에서 이서윤 작가는 단단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세대에 따라 달라지는 작가 선호도
2025년 도서관 대출 통계를 지역별·세대별로 분류하면 작가 선호 경향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 수도권 (서울·경기·인천): 정세랑, 김이나, 김영하, 백수린 등 감성 중심 작가 선호도가 높으며, SNS 기반 북큐레이션의 영향력이 큽니다. 외국 문학과 감정 에세이의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 지방 대도시 (부산·광주·대구): 김호연, 공지영, 신영복, 조정래 등 현실과 사유 중심 작가 선호도가 높습니다. 역사, 경제, 인간관계 중심 도서가 다수를 차지하며, 북토론회에서 많이 다뤄지는 작가가 인기를 얻습니다.
- 10~20대: 이슬아, 정세랑, 백온유 등 감정 표현, 성 정체성, 세대 이해 중심의 짧은 글과 감각적인 문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30~50대: 김호연, 프레드릭 배크만, 이서윤 등 관계, 경제, 삶의 의미 중심의 실용성, 감동, 균형 있는 글에 호응합니다.
결론: 작가는 시대를 말하고, 독자는 시대를 선택한다
책은 작가가 쓰지만, 그 책이 오래 읽히는가는 오직 독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2025년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작가들을 보면 단순히 유명하거나 매체에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이유는 이들이 독자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았기 때문입니다.
김호연은 따뜻한 사람의 힘을 말했고, 정세랑은 사적인 고통을 시대와 연결했으며, 배크만은 가족과 노년을 유쾌하게 그렸고, 김이나는 감정을 대신 말해주었으며, 이서윤은 실천 가능한 삶을 설계해 주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어떤 작가를 사랑하나요? 도서관에 가면 그 답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이 사랑한 문장은 이미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고 있으니까요.